
박사학위 연구주제와는 전혀 다른 태양전지라는 연구분야를 1997년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NREL) 박사후연구원 때 만난 것은 나의 연구 인생에서 터닝포인트였다. 나노산화물 표면에 유기염료를 흡착하여 빛으로부터 전기를 만드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연구하는 것은 이전에 알지 못한 새로운 연구 분야였기에 더욱 흥미로웠다. 2000년 귀국하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태양전지 연구를 계속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태양전지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많지 않았다. 2005년 말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태양전지 연구센터를 맡아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고효율화 기술개발을 주도하여 동진쎄미캠에 기술도 이전하였다. 하지만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오랜 연구에도 10%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2009년에는 현재의 성균관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연구와 후학 양성을 이어갔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낮은 효율을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고민하던 중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물질을 만나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2012년 최초로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 개발하였을 때는 10% 수준으로 낮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진화를 거듭해 현재 27% 수준이라는 경이로운 효율을 만들었다. 현재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는 과정은 언제나 즐겁다.
인류는 지금까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연소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화석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온실가스층에 남게 되어 온실효과를 가중시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였다. 지금의 극한 기상과 같은 극심한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감소하고 탄소를 포집을 늘려 궁극적으로는 2050년 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 기술이 필요하며 자연의 태양광을 이용하는 태양전지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에 필요한 누적 태양광 발전량은 2050년에 약 75 테라와트 규모로 예상되는데 2022년 누적 설치량이 1 테라와트 규모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재 20-25% 수준의 태양전지 기술로는 매년 1 테라와트 이상 요구되는 시장을 충족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에서 60% 효율과 같은 초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이 필요하며, 도전적 기술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