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원 시절에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와 관련한 세미나를 우연히 듣게 되면서, 미래의 AI에 대한 정의와 심오한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에 매료되었던 때가 있었다. 데이터 분석 기반의 소프트웨어 공학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고 SKT에 입사 후 딥러닝의 시대를 경험하게 되어, 영어자동평가 모델, 음성인식 스피커, 통신망에서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AI 비서, 상품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AI 응용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이후 현대카드에서 AI의 기반이 되는 Big Data와 Cloud에 대한 실질적 경험과 기술규제의 명암을 체험하던 중 생성형 AI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는 KT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AI 기술을 만들어야 모두에게 유익할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문하며, Llama, GPT4o 등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한국적 AI와 자율성을 갖는 Agent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AI는 이미 전기처럼 일상 속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Chat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여 최근에는 추론능력의 강화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인류에 풍요와 발전을 가져왔지만, 실업과 불평등이라는 어두운 그림자 또한 만들어냈다. 현재의 AI가 일반일공지능(AGI)의 수준에 오를 경우 인간의 지적 노동까지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문명적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인간 중심의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1) AI 윤리에 따른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2) AI의 혜택이 평등하게 제공되는 사회적 접근성 확보, (3) 인간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진화하기 위한 노력과 이들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결국, 정부, 기업, 학계 및 개인 모두가 윤리적, 철학적, 교육적, 정책적 차원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상호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AGI와 인간의 공존하는 법을 준비해야 한다.